오늘의 네이트판,,,

남자한테 욕먹는데 지켜만 보던 남편한테 정떨어져요.


잠도 안오고 챙피해서 어디 말할곳도 없어 적어봅니다..

30초 동갑 신혼이예요 지난주 금요일에 퇴근하고 남편이랑 동네 시내에서 저녁먹고 맥주도 한잔 하고 가려고 만났어요

저녁먹고 자리 옮겨 한잔하고 기분좋게 한 열시쯤 나와서 집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우측에서 담배 피우던 사람이 가래침을 캭 뱉는데 진짜 코앞에서 떨어지는거예요 조금만 더 빠르게 걸었으면 맞을정도였어요 그사람도 뒤돌아있다 고개만 돌려 뱉은거니 모르고 뱉었겠지만 저도 모르게 드럽고 기분나빠서 아 뭐야 소리가 입밖으로 나왔는데(그사람을 쳐다보거나 크게 말한것도 아니고 지나치면서 혼잣말로 한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야 너 뭐라고 했어 하면서 성큼성큼 걸어오더라구요 딱 봐도 취했는데 갑자기 막 ㅆ년이 ㅁㅊ년이 이러면서 폭언을 하는데 제가 욕은 하지 말아주세요 사람 오가는거 보고 뱉으셨어야죠 했나 암튼 좋은투로 말했어요 그랬더니 그래서 맞았냐 맞았냐고 욕하고 악을 쓰면서 순식간에 제 팔을 잡아채는데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놓으라고 뿌리치면서 저도 소리 지르는데 그쪽 일행들이 말려서 끌고 갔어요

넋나가 있다가 옆에서 괜찮아? 하는 남편 말에 정신이 드는데 순간 얘는 뭐하고 있었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속으로는 화가 나서 막 뭐라고 퍼붓고 싶은데 갑자기 사고 회로가 멈추면서 말문이 막히더라구요 어깨감싸 끌듯이 가면서 하는 말이 저형 어렸을때부터 이동네에서 양아치 또ㄹㅇ로 유명했는데 소년원도 갔다오고 근데 아직도 저러고 사네 사람 안변한다더니 어쩌고 하길래 너도 괴롭혔냐고 물었더니 저 형은 나 모를걸 이랍니다

(순간적으로 학폭 같은걸 당했으면 트라우마같은게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경직 됐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물어봤어요 저는 남편 옆동네가 고향이고 남편 고향에서 신혼집 차렸는데 동네가 작아요)

오히려 미안하거나 창피한? 기색없이 말하는 태도에 집에 걸어오는 내내 머릿속만 복잡하더라구요

그후로 평소처럼 지내려는척 하지만 솔직히 냉담하게 대해지는건 어쩔수가 없는거 같아요 무언가 알수 없는 어색한 공기가 흘러요 남편도 제 감정 살피는 눈치를 보는게 느껴지구요

생각해보니 연애할때 극적인 상황은 없었어요 누구나 살면서 흔하게 겪는 누군가의 작은 실수들은 종종 있었지만 항상 그러려니 하는 남편 모습에 오히려 유해보여서 좋게 생각이 들었었는데 어떻게 지 마누라가 남자한테 그렇게 쌍욕먹고 맞을뻔 했는데도 가만히 있을수가 있는거죠? 저도 똥이 더러워서 피하는 성격이라 같이 싸워주길 바란건 절대 아니예요 남편도 무서울수 있죠 그래도 말려주기라도 했더라면 그냥 나를 끌고라도 자리를 떠나줬더라면 멈춰서서 구경하던 사람들 생각나서 수치스럽고 쪽팔린 생각까지 들어요

정떨어져서 제몸에 손대는것도 싫어졌어요 저런 인간 믿고 어찌 사나 싶어요 근데 왜 저는 남편에게 그때 왜 가만히 있었냐고 물어보지를 못하겠는걸까요? 무슨 말을 해도 이해되지 않을것 같은 두려움 때문일까요? 무슨 말을 들어도 내가 고작 그런 존재구나라는 생각을 떨칠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해쳐 나갈수 있는지 제감정이 다시 회복될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니면 제가 잘못한건지 좀 도와주세요..


근데 댓글반응이 더 무서워요..ㅋㅋㅋ